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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민족끼리’라더니 南에 핵 사용 공식화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밑에 내놓은 대남정책 전환 입장은 그간의 본인 말을 뒤엎는 자기모순이자 반민족적 발언이며, 남한 주민에 대한 협박에 다름 아니다. 새해를 맞아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은 일절 기울이지 않고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만 혈안이 돼 있으니 심히 개탄스럽다. 김 위원장은 3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을 ‘적대적 관계이자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또 남한이 통일의 대상이 아니며 “통일이 성사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상황을 ‘전쟁 중’이라고 한 건 결국 이를 빌미로 핵·미사일 전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이전엔 핵·미사일 도발 때 국제사회의 눈치라도 봤지만 ‘대사변’을 앞뒀으니 앞으로는 대놓고 도발을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번 회의에서 내년에 정찰위성 3개를 더 쏘겠다고 한 것도 그런 연장선일 것이다. 남측에도 핵무력을 쓰겠다고 한 구실로 더 이상 통일 대상이 아니란 점을 내세웠지만 명분이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건 김 위원장 스스로 더 잘 알 테다. 그간 그를 비롯해 북측 수뇌부가 남한을 향해 ‘우리민족끼리’를 얼마나 부르짖었던가. 또 핵은 남한이 아닌 대미용이며 그렇기에 ‘민족 전체의 자랑’이라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미국 대외정책에서 북한 문제가 계속 뒤로 밀리면서 김 위원장이 ‘벼랑끝 전술’로 나서게 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며, 전쟁은 남북 모두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안겨준다는 걸 부인해서도 잊어서도 안 된다. 김 위원장이 이를 명심해 속히 남북 화해의 길로 복귀하기 바란다. 소규모 도발도 자칫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기에 그 어떤 군사적 모험도 삼가야 할 것이다. 윤석열정부도 점증하는 북측 도발 위협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함은 물론, 꽉 막힌 관계를 뚫기 위한 보다 전향적인 대북정책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새해엔 남북한 주민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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