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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학자 조국의 反헌법적 발상

개헌으로 ‘대통령 탄핵’
국민 선택권 제한하는
위험한 선동이 아닌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2일 서울 신촌 히브루스에서 열린 정치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해 윤석열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내년 12월 대선을 치르면 ‘사실상 탄핵’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특정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려고 헌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법학자 조국의 반헌법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조 전 장관은 최근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민주개혁 진영이 내년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얻는 압승을 하면 개헌을 하고 그 부칙에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 관련, 탄핵보다 개헌이 더 쉬울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그는 “매우 합법적 방식으로 임기를 줄이는 방안이 있다”면서 “탄핵으로 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반윤 또는 비윤 국회의원들이 개헌에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우위로 바뀐 헌법재판소 구성을 고려하면 탄핵 소추안이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개헌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가 발의하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국회에서 의결되면 선거권자 과반수의 국민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탄핵에 준하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 헌법을 바꾸자는 주장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총선이 다가오자 지지층 독려를 위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정치적 수사를 펼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로스쿨 제자인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시갑 당협위원장은 SNS에서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을 향해 “‘법 기술사’적인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냐, 왜 이렇게까지 타락하셨느냐”라고 공개 비판했다.

야권에서 이런 논란을 일으킨 건 처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달 “200석을 확보해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5년이 보장된 대통령의 임기를 개헌을 통해 단축시키겠다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의 국민 선택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헌법을 위반하는 선동이자 위험한 발상이다. 더구나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이다. 자숙을 해야 마땅할 때 황당한 주장을 거듭하면 국민 분노만 부채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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