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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옥석 가리기 서둘러야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모습. 연합뉴스

시공능력 16위의 중견기업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빌렸지만(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조차 힘든 곳이 속출하자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처럼 2~3년 전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PF 대출을 많이 받았다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가 적지 않다. 자칫 건설사들의 연쇄 위기도 우려되는 만큼 시장 불안을 없앨 정부의 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태영건설의 유동성 악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78.7%로 시공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그동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했음에도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했던 셈이다. 워크아웃에 언제 들어가도 놀라지 않을 수준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건설사 부실은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PF 대출 규모는 134조원으로 3년 새 45%나 급증했고 PF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말 1.19%에서 9월 말 2.42%로 2배로 뛰었다. 대규모 대출 연체는 금융권 부실 우려도 키우기 마련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데 내년 분양이나 거래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어서 업계의 고심이 크다. 부동산 PF 부실은 우리 경제의 뇌관이나 다름없다.

시장에 공포가 만연한 만큼 정부는 조기 수습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직후 정부가 협력업체 및 하도급 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 가동, 채무 상환유예·금리 감면 등을 취한 점은 다행이다. 이 기회에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겐 지원을 확실히 하되 한계상황에 달한 부실 기업은 서둘러 정리해야 한다. 총선을 앞뒀지만 태영건설 사태를 ‘옥석 가리기’의 계기로 삼는다면 의미는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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