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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폐지 줍는 노인 4만2000명… 일자리 확충 시급하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지원대책을 공개한 2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모은 리어카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생계유지나 용돈벌이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이 전국적으로 4만2000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폐지 수집 노인에 대한 첫 실태 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하루 5.4시간, 주 6일 폐지를 주웠다. 거의 매일 일을 했지만 한 달 평균 수입은 고작 15만9000원이었다. 폐지를 줍는 시간당 소득은 1226원으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의 12.7%에 불과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이들 10명 중 4명은 우울 증상도 앓고 있다. 정부는 폐지 수집 노인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 서비스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면밀히 챙겨야 한다. 또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노인 일자리 사업도 늘려야 할 것이다.

폐지 수집 노인 실태는 우리나라 노인층의 빈곤을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 수치가 공개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줄곧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스러운 노릇이다. 가히 빈곤의 늪에 빠진 고령층이라 할 만하다. 이 같은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고립은 노인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인구의 20%(약 1000만명)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곧 진입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약 700만명 중 막내인 1963년생이 올해 60세 정년을 맞았다. 평균 수명은 늘고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참여 욕구도 강한 노년층이 대거 생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인 일자리는 소득 수준이 낮고 숙련된 기술이 없는 이들의 소득 보충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앞으로는 노인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일은 소득의 원천일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자존감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정부는 소득 보충 차원의 단순한 노인 일자리를 넘어 다양한 종류의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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