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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동훈 비대위, 윤 대통령 아닌 국민 바라봐야

대통령 최측근이란 이미지 갖고는
내년 총선 승리 기대하기 어려워
세대교체·개혁의지 명확히 해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1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과천=최현규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7개월 동안 세 번째 비대위원장을 영입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의 2배에 가깝고, 30~40%에 머물러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이다. 대장동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오랫동안 부각됐지만 여론조사상 민심은 정부 심판론이 야당 심판론보다 강하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바꾸지 못한다면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간 국정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정치 신인 한 전 장관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집권 여당의 속성상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전 장관이 당을 장악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존립이 가능한 조직이어서 명령 체계를 중시하는 정부 조직과는 많이 다르다. 한 전 장관은 스스로 누구에게도 맹종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검찰의 상명하복 전통 속에서 성장한 한 전 장관이 오랫동안 상사로 모셨던 윤 대통령과의 충돌도 불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한 전 장관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의힘을 총선 승리로 이끌려면 윤 대통령과의 관계부터 새로 정립해야 한다. 인요한 혁신위가 한계에 부닥쳐 한달 만에 활동을 조기 종료한 것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요한 위원장은 당초 “윤 대통령에게도 거침없이 말하겠다”고 했으나 수직적 당정관계의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는 당내 지적에 대해서는 “월권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한동훈 비대위가 성공하려면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인물 기용, 정책 개발에서 차별화해야 한다. 윤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비대위원장의 리더십과 권위가 생긴다. 이념과 진영에 관계없이 반듯하고 참신한 인물들을 과감하게 중용해야 한다. 비대위원과 공관위원장 인선, 총선 후보 공천에 이르기까지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보수 분열 상태에선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과 화해하지 못한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을 막고 그를 끌어안아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 동력을 상실한 채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구하기 위한 해법들을 제시해야 한다. 말로만 그친 정부의 개혁 과제들을 되살리는 묘안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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