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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파에 경제 불황, 소외된 이웃 보듬어야 할 때다

취약계층 더욱 힘겨운 겨울나기
두 개의 전쟁으로 나라 밖도 우울
성탄 뜻 되새겨 작더라도 실천을

23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 교회 인근 구유 광장에서 한 사제와 남성이 가자지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그리스도 성탄화 앞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은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다. AP뉴시스

오늘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의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사람의 몸으로 우리 곁에 오신 날이다. 가장 높은 곳에 계시다가 인간을 위해 당신의 것을 다 내려놓고 가장 낮은 곳에 임하신 것이다. 그렇게 성스러운 의지로 세상에 오셔서 병든 자를 고치셨고, 배고픈 자를 먹이셨으며 상처받은 자들을 위로하셨다. 당신이 더 내어줄 수 없는 상태에서도 생명까지 내어주시며 가없는 사랑을 실천하셨다. 거룩한 성탄을 맞아 우리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사랑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성탄을 맞은 기쁨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한파가 며칠째 계속되면서 쪽방촌 주민들과 홀로 사시는 어르신,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경제 전반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요즘 서울의 한 새벽 인력시장에는 2000명 정도가 몰리지만 그중 3분의 1은 불황으로 일감을 구하지 못해 그냥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 시민단체가 노숙인들을 위한 추모제를 개최했는데, 올 한해에도 노숙인 수백명이 숨졌다고 한다.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길바닥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 갖가지 이유로 신음하고 있는 이웃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라 밖으로도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치러지면서 수많은 피란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등 지구촌 풍경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이런 때에 우리는 낮은 곳으로 임하신 성탄의 의미를 돌아보고 예수께서 보여주신 아낌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야 할 테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소외된 이웃이 없는지 살펴보고 먼저 나눔을 이행해야 한다. 국내외 구호단체나 교회 등에 성금을 보내거나 어려운 이웃을 직접 찾아 따뜻하게 겨울을 나도록 도움을 주는 일, 어두운 곳에서 혼자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찾아내 세상 밖으로 불러내는 일 등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말연시만큼은 우리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뭐든 한 가지라도 실천해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뿌려준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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