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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시, 아이들한테 긴요한 야간약국 사업 복원하길

야간에 문을 연 약국. 연합뉴스

서울시가 평일과 토·일요일, 공휴일에 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 공공야간약국 사업을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시민들 불편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아무 대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종료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 사업은 시가 25개 자치구의 33곳 약국을 지정해 야간에도 운영하도록 요청하고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12억3700만원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든 45조7405억원으로 편성하면서 기존 사업들을 축소·폐지했고 야간약국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도 이 사업을 전액 삭감한 채 지난 15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야간약국 사업이 중단되면 당장 야간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이 약국은 주로 부모가 아이들 해열제나 위장약, 진통제, 상처치료제 등을 사려고 많이 이용한다. 또 당장 응급실에 가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이 급한 대로 약이라도 구하려고 찾는다. 2012년에 제주에서 처음 사업이 시작된 이래 전국의 지자체로 확산된 것도 그만큼 국민들 삶에 긴요한 사업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가 2025년을 목표로 ‘공공심야약국’ 제도로 야간약국의 취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하지만 그때까지의 공백기는 어떻게 할 건가. 말이 목표이지 실제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야간약국이 시민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수 년 걸렸는데 공백기를 거쳐 심야약국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시가 속히 사업을 복원시키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추경이든 지출 재조정을 통해서든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기 바란다. 45조원의 예산을 쓰면서 시민 삶과 직결되고 효용이 곧바로 보이는 일에 12억원도 못 써서야 되겠는가. 사업을 복원하는 게 오세훈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시정 철학에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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