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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부 장관이 국회의원 1석보다 가벼운 자리인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취임 3개월도 안돼 후임자가 지명되면서 총선 출마를 준비하게 됐다. 방 장관은 지난 9월 20일 취임사를 했으니 장관 명패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총선용 원포인트 개각 대상이 된 것이다. 결국 장관 자리는 선거출마용 경력 쌓기였고, 방 후보자 지명 당시 “국정과제 수행의 적임자”라고 했던 김대기 비서실장은 국민을 상대로 허언을 한 셈이다. 얼마 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고도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방 장관이 화려한 경력의 정통 경제관료라지만, 그가 선거에 그토록 중요한 인물인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인지도와 명망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가 노리는 수원병 지역은 한때 보수 텃밭이었으나 최근 민주당이 두 번 연속 이긴 곳이다. 괜히 일 잘하는 산업부 장관을 데려가 낙선의 불명예만 안겨줄까 걱정된다. 게다가 국내 산업과 수출, 통상 등을 총괄하는 산업부 장관을 국회의원 1명보다 가벼운 자리로 보는 인식 자체가 무섭다. 계속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고금리, 보호무역 등으로 경제가 불안한데 산업부 장관 공백으로 전략적 판단이 잘못되면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고작 국회의원 1석 얻자고 3개월짜리 산업부 장관을 차출하다니 그러고도 국정과 민생을 논할 자격이 있나. 인재가 없어 그를 데려가야 한다면 국민의 힘도 존재 가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면 공천을 보장받는다는 인식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힘에는 엄연히 당 공천 시스템이 있는데, 현재 전·현직 대통령실 참모와 장·차관들이 윤심(尹心)을 무기로 공천 사냥에 나서고 있다. 수직적 당정 관계가 비판받는 마당에 ‘윤 대통령이 꽂은 인물’은 역풍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여권은 내년 총선에서 지면 곧바로 레임덕이라는 경고가 무서워 다급하겠지만 그럴수록 냉철해져야 한다. 자꾸 꼼수를 쓰다보면 나중엔 헤어날 수가 없다. 불안할수록 묵묵히 정도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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