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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출산에 생산성마저 추락하면 역성장 늪에 빠진다

삼성 등 R&D 경쟁력 추락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예산 카르텔 타령
미래 지향적 혁신 강화 정책 절실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 80년(1970~2050) 및 미래 성장전략’이라는 제목의 한은 보고서가 먼 미래의 가상 시나리오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세계 1위 저출산율로 노동 투입이 급감하고 자본 투입마저 감소할 것이라는 현재의 우울한 현실을 전제로 깔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그나마 생산성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90% 수준을 유지하면 2030년대와 2040년대 각각 0.9%, 0.2% 등으로 현상 유지는 될 거로 내다봤다. 반면 생산성 기여도가 자본의 30%까지 떨어지면 2040년대엔 -0.1%로 마이너스 성장 국면을 맞이할 거로 예상했다.

1990~2000년대 노동계의 만성 파업과 외환위기 여파로 노동과 자본의 기여도 하락이 성장률 감소를 주도했다. 그럼에도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6%대 성장을 지탱해 온 건 2010년대 이후 세계 1위 혁신 국가 이스라엘의 총요소생산성(TFP)을 뛰어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온 덕이다. 그러나 유럽집행위원회의 최근 자료를 보면 한은의 우려가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올해 글로벌 2500개 R&D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이 47개로 2013년의 80개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다 2018년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가 7위까지 처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R&D 세제 지원에 기업 규모로 차별을 두지 않는 등 인센티브 강화 추세지만 우리는 대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구조에 기인한다. 게다가 현 정부의 2기 내각 경제수장을 맡을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시각은 R&D 카르텔 성토 수준에서 맴도는 느낌이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R&D 예산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개혁 필요성은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사항으로 우리 사회가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단순히 R&D 예산 나눠 먹기로 치부하기보다는 규제와 제도 측면의 지원을 통해 과감히 기업의 혁신을 밀어줘야 한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이리저리 대동하고 다닌다고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새 경제팀은 향후 30년 이후를 내다본 공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혁신 강화 정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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