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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은 여당의 혁신이 두렵지 않나

여당은 변화에 몸부림
민주당은 친명계 일색
혁신하는 쪽 총선 승리

더불어민주당 정의찬 당 대표 특보가 15일 총선 후보 검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정의찬 당대표 특보가 과거 고문치사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에도 당 총선 후보자 검증에서 적격판정을 받았다가 비난이 일자 하루만에 번복됐다. 정 특보는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 출마를 노렸다. 그는 1997년 한총련 산하 남총련 의장으로 활동할 때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남총련 간부들이 이종권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고문을 하다 숨지게 한 사건이다. 누구나 아는 대형 사건 연루자를 국회의원 적격자로 봤다면 민주당 시스템이 엉망인 셈이다.

이는 이 대표 측근이면 치명적인 결점도 눈감아주고 공천해주려는 당내 분위기 탓이 아닌가 의심된다. 지금 민주당에선 이 대표 지배 체제가 공고해지자 너도나도 ‘친명’ 완장을 차고 지역구 사냥을 시도 중이다. 당 대표 특보 명함을 들고 지역에서 뛰는 이들이 수두룩하고, 비명계를 찍어내는 자객공천 얘기도 나돈다. 이 대표 측근이라면 능력이나 자격을 따지지도 않는 묻지마 공천이 우려된다.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이렇게 막강한데도 최근 권리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당규 개정으로 이른바 개딸들의 힘을 키우는 구조도 만들었다. 이상민 의원이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의 사당이자 개딸당”이라며 탈당해도 변화의 조짐은 안 보인다.

이 대표는 비명계의 사퇴 요구에 “입법권력까지 윤석열정부가 차지하면 그 폭주와 퇴행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하며 오히려 단결을 강조했다. 당내 소수 목소리를 억누르면서 단합을 얘기하는 건 억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이재명 방탄’ ‘입법 독재’ ‘개딸의 당’ 이미지로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건지 궁금하다.

지금 여당은 대통령의 의중만 살피던 김기현 대표를 밀어내고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곧 출범할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는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꾸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할 것이다. 그럼 여당의 이미지는 바뀔 테고, 역으로 민주당은 개혁을 거부하는 당이라는 이미지로 고착될 수 있다. 그런 구도라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의 수도권 103석이란 성적표는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걱정돼 대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총선도 이기고 싶겠지만 모두 지키려다 다 잃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해 지지율이 바닥이니 민주당은 가만히 있어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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