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탈화석연료’ 선언한 기후회의… 존재감 미미했던 한국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오른쪽 두 번째) 의장이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총회를 열고 최종 합의안 타결을 선언한 뒤 사이먼 스티엘(맨 왼쪽)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아드난 아민 COP28 CEO의 축하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탈화석연료 전환’에 합의가 이뤄졌다.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의 ‘퇴출’이란 문구를 놓고 진통을 겪다 ‘전환’이란 표현을 택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에너지 체계 전환을 개시한다는 내용에 약 200개 회원국이 서명했다. 1995년부터 이어진 이 회의 결과물에 ‘화석연료’란 표현이 들어가긴 처음이다. 산유국 저항에 수위가 낮아졌지만, 산유국이 의장(UAE)을 맡아 화석연료와의 결별을 선언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진전이었다. 이런 자리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선진국 지위와 경제 규모에 비해 미미했다.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을 하겠다던 정부의 호언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3배로 늘린다는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현재 비중이 5%도 안 돼 3배로 늘려봤자 고통 분담이라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2025년 38%로 석탄을 제칠 전망인데, 강원도 삼척에 2050년 이후까지 운용할 석탄발전소가 새로 건설됐다. 국제 시민단체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이번 회의 기간에 한국을 ‘오늘의 화석상’ 수상 국가로 선정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걸림돌인 나라를 비판하는 이벤트에서 타깃이 된 것이다. 탄소 배출 세계 9위임에도 개발도상국 기후 대응을 지원하는 기금 공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등이 오명의 배경이 됐다.

대다수 국가가 서명한 COP 합의문은 새로운 국제 질서가 될 것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지만, 그렇기에 더욱 실행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제 지위는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한국이 중추국가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드러냈다. 윤석열정부의 ‘무탄소연합’ 어젠다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기후는 환경을 넘어 경제·산업·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 더 적극적인 대응책의 입안과 실천이 절실하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