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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실 경고음 커지는 부동산PF, 옥석 가리기 나서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PF 부실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작됐으니 벌써 1년 이상 아슬아슬한 폭탄 돌리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정부는 대출 만기 연장 등으로 부실한 부동산PF를 연명시키고 있으나, 이제는 옥석을 가려줄 때가 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부동산PF 옥석 가리기와 관련, 옥으로 판명되는 곳은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고, 사업성 등에 문제가 있는 건설·금융사 등은 자기 책임 원칙의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PF 부실을 본격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부실 사업장에 계속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는 등 시간 벌기를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부실 경고음이 커지는 시점에 적절한 대응이다.

부동산PF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착공 전 시행사에 토지 매입 용도 등으로 빌려주는 브리지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시행사가 토지매입자금의 10%만 부담한 채 나머지 90%는 대출로 사업을 시작하는 관행 탓에 부실이 터지면 금융사까지 위험해진다. 부동산 호황기를 틈타 브리지론에 뛰어든 저축은행, 캐피털, 보험사, 증권사들이 연쇄 부실을 맞고 있는 것이다.

금융 당국이 시간을 끄는 사이 부동산PF 부실 위험은 더욱 커졌다.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2.42%로 6월 말(2.17%) 대비 0.24%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1.19%) 대비로는 배 이상 높아졌다. 대출 잔액도 13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늘었다.

금융 당국은 지금까지 줄곧 사업자가 회생할 시간을 벌어줬다. 내년 총선 때까지 시간 끌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왔다. 미분양을 우려해 지난 1년간 브리지론에서 본 PF 단계로 진입한 사업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장은 혹한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청약수요가 줄어들고, 곳곳에서 분양이 연기되는 데다 고금리와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당분간 자발적인 부동산PF 부실 해소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 늦기 전에 부동산PF 부실을 조속히 정리해 더 큰 혼란을 막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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