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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소수 대란 3년 돼서야 가동되는 공급망 컨트롤타워

요소수 부족 현상이 벌어진 지난 2021년 11월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의 한 셀프 주유소 안내문. 뉴시스

정부가 11일 공급망 안정화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위원회를 내년 6월까지 설치하고 관련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 기본법)’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요소수, 희토류 사태 등이 터질 때마다 범부처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제라도 체계적인 틀이 갖춰져 다행이다. 하지만 세계가 공급망 대처에 촌각을 다투는데 요소수 대란이 2년이나 지난 시점에 법이 통과됐고 실질 조처는 내년에야 진행되는 건 문제다. 고질적 늑장 대응이 아닐 수 없다.

공급망 기본법은 2021년 10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국내에 요소수 대란이 일어나자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발의됐다. 그러나 공급망위원회를 어느 부처에 둘 지 등을 두고 여야가 티격태격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최근 중국발 요소수 사태 재연 조짐에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뭐했냐”는 여론이 끓자 국회가 부랴부랴 나섰다. 정부와 국회가 민생에 얼마나 뒷전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은 요소 외에 최근 화학비료 주원료인 인산암모늄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앞서 갈륨·게르마늄, 희토류의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 내부 수요를 이유로 들지만 미·중 갈등에 따른 자원 무기화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1000만 달러 이상 수입한 품목 중 특정 국가 의존도가 90% 이상인 393개 품목 가운데 중국은 216개(55%)나 된다. 안팎의 여건 상 어느 나라보다 철저히 공급망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하지만 중국 요소 의존도는 요소수 대란 직전 76%에서 지난해 잠시 떨어지다 올해 91% 수준으로 뛰었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를 다짐했지만 수입 업체들이 채산성이 안 맞아 타 국가 원료를 계속 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게 바로 탁상 행정이다. 이런 원료가 요소 하나뿐이겠나. 정부가 요소의 국내 생산 추진을 검토키로 했는데 공급망위원회 가동 전이라도 자립 전략, 재정 지원 대책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 광물별 공급망 지도를 만들어 중국발 수급 위기 시 최적의 대안 루트를 민간과 이어주도록 시스템화하는 작업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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