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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설사의 층간소음 방지 책임, 분양가에 전가하는 일 없어야

국민일보DB

지난해 공동주택 층간소음 개선책을 내놨던 국토교통부가 1년 반 만에 강도를 한층 높인 층간소음 해소 방안을 11일 다시 꺼냈다. 층간소음 규제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바닥 모형을 실험실에 만들어 소음 기준 충족 여부를 측정하는 방식이 오래 통용돼 왔다. 그렇게 지은 아파트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아파트 완공 후 현장에서 측정하는 사후 확인제로 바꾸고 소음 기준도 강화했다. 하지만 기준에 미달할 경우 건설사에 보완을 ‘권고’하는 데 그친다는 한계가 있어 이번에 보완시공을 의무화한 것이다. 층간소음 보완시공 전에는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고, 건설사가 불가피하게 보완시공 대신 손해배상으로 갈음하는 아파트는 그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층간소음 규제가 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애초에 아파트를 그렇게 지으면 안 되는 거였다. 층간소음이 살인까지 부르는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건설사의 이윤 추구와 무관치 않다. 허술한 소음 규제의 허점을 이용해 건축비를 낮추는 데 골몰해 온 건설업계의 행태가 이 갈등을 초래했다. 2019년 감사원의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 실태’ 감사 결과, 조사 대상 아파트의 96%가 사전에 인증 받은 것보다 층간소음 차단 성능이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층간소음 상담 건수가 연간 4만건을 넘어서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공동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가 됐다.

제대로 지었다면, 층간소음 분쟁을 해결하느라 중재와 소송과 캠페인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이를 유발한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규제 강화를 핑계 삼아 분양가에 비용을 전가한다면 주택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소음 기준을 높인 게 아니라 현행 기준을 준수케 하는 것이니 분양가 인상의 명분이 되지 않는다. 당국은 건설사의 불합리한 비용 전가 행태를 면밀히 점검해 차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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