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요란, 결국 빈손… 인요한 “많이 배웠다”

국힘 혁신위 42일 만에 조기 퇴장
주류 희생론 놓고 입장 차 못 좁혀
“전권 주겠다”던 김기현도 책임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10월 26일 출범한 지 42일 만이다. 혁신위는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그간의 혁신안을 종합해 최종 보고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예정된 활동 기한(12월 24일)보다 빨리 문을 닫는 것이다.

혁신위 활동에 대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인요한(사진) 혁신위원장의 설화와 ‘공천관리위위원장 셀프 추천’, 당 지도부의 대립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혁신위가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마지막 혁신위 회의를 마친 뒤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우리는 50% 성공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좀 더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혁신의 특징은 제로섬”이라며 “100점 아니면 ‘빵점’”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맨 먼저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며 “혁신위가 끝나기 전에 개각을 일찍 단행해서 좋은 후보들이 선거에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도부·친윤(친윤석열)계 ‘희생론’을 놓고 각을 세웠던 김기현 대표를 향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혁신위원장을 맡는 기회를 주고,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기회를 줘서 많이 배우고 나간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특별귀화 1호’이면서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인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시작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지도부·친윤계·중진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압박하면서 짧은 시간에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혁신위는 주류 희생론을 두고 “아직 때가 아니다”는 지도부와의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인 위원장이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준비 없이 들고 나오는 바람에 지도부와 친윤계·중진 의원들이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인 위원장의 조급함 때문에 희생론이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의 잇따른 설화도 발목을 잡았다. 인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나라님”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의욕이 지나쳐 중간중간 실언이 나오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김 대표에게 “전권을 준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 결정적 패착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자리 욕심 때문에 혁신안을 밀어붙였던 것인가”라는 반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김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인 위원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은 실패했다고 본다”면서 “환자가 치료를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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