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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리 출신들도 우려한 민주당 강성당원과 사당화 문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최근 잇따라 만남을 가졌다. 회동에서 당이 ‘개딸’을 비롯한 강성당원들에 휘둘리고 이재명 대표만을 위한 사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공유됐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방송에서도 “과거 민주당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층 영향으로 그 체계가 무너졌다” “당내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다” “강성층 입맛에 안 맞으면 끔찍할 정도로 행패를 부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총리 측도 언론에 “의원들이 당에서 할 말도 못 하는 분위기를 (전직 총리들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런 문제들은 그간 당내 비주류가 입이 닳도록 제기해온 것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얘길 해도 달라지기는커녕 강성층 입김은 더 세졌고 당직이든, 총선기획단이든 대부분 친이재명계로 채워지는 등 사당화는 더 노골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더해 전당대회 때 ‘개딸’ 회원이 많은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대폭 높이는 쪽으로 당헌 개정작업도 진행 중이다. 말해봤자 소용없고 얻어맞기만 하니 결국 비명계 이상민 의원이 지난 3일 ‘이재명 사당, 개딸당, 반상식 파렴치당’이라고 비난하며 탈당했을 것이다.

민주당이 세 총리의 고언에도 귀를 막는다면 당을 정상화시킬 기회가 다신 없을지 모른다. 그들은 대표를 비롯한 핵심 당직을 거쳐 총리까지 지낸 당의 대표적 원로 아닌가. 고비고비마다 당을 살려내고 키워낸 민주당의 산증인이다. 당에 흠이 될까봐 쓴소리도 자제해온 그들인데 오죽하면 한목소리로 경고음을 냈겠는가. 원로가 당을 걱정하는 말을 좀 했다고 홈페이지에 ‘출당시키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이틀 만에 1만3000건의 동의가 이뤄지는 게 과연 정상적인 당인가.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면 공격하는 당인데 당명의 ‘민주’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가. 이 대표와 친명계가 이번만큼은 사안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강성층 횡포와 사당화 우려를 불식시킬 특단의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강성층에 휘둘리고 사당화된 당으로 전체 국민을 상대로 표를 달라 할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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