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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전한 ‘채용 비리’… 불공정 악습 근절해야 경제 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공기관 채용 비리가 대거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청 산하의 공직유관단체 825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454곳에서 867건의 채용 규정 위반 사례가 드러났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프로축구단에선 계약직 사무국장이 정규직 팀장 채용 계획을 수립한 뒤 자기가 응시해 합격하는 ‘셀프 채용’이 벌어졌다. 기관장의 지인이 탈락하자 채점을 다시 해 결국 합격시키고, 자격 미달자를 통과시키거나 특정 지원자에게 규정에 없는 가점을 줘 합격시킨 기관이 숱하게 적발됐다. 권익위는 연루자 68명을 수사 의뢰나 징계토록 했다. 해마다 전수조사에 가까운 단속을 하는데도 공공 영역에 이런 부정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불공정 악습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뜻이다.

채용 비리는 조사만 하면 예외 없이 드러나는 고질이 됐다. 경찰청이 지난달 발표한 채용 비리 특별단속에선 137건이 적발돼 978명(구속 34명)이 송치됐다. 환경미화원 취업 알선 대가로 6명에게 3억원을 받은 노조 지부장, 음대 교수 공채에서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기 위해 담합한 교수진 등 각계각층이 망라돼 있었다. 경기도가 지난달 공개한 산하 공공기관 특정감사에서도 엉뚱한 가산점을 남발해 자격 미달자를 선정하는 등 27건의 부정 채용이 확인됐다. 권익위가 최근 재해구호협회를 조사한 건 성금 유용 의혹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 4년간의 채용 비리 24건이 함께 발견되기도 했다. ‘아빠 찬스’가 버젓이 통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황당한 관행이 사회 곳곳에서 형태를 달리하며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불공정은 경제의 활력과 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너무 많은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그냥 쉬었다”고 답하고 있다. 그들에게 기회라도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해줘야 한다.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라도 더 강력한 처벌과 지속적인 단속으로 채용 비리를 근절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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