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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장벽은 없다… 시각장애인도 ‘미로 탈출’

청각 전용 ‘플로리스 다크니스’ 대표적
정부도 ‘장벽 허물기’ 개선 방안 지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3일 열린 인디게임 축제 ‘버닝비버 2023’에서 한 관계자가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만들어진 ‘플로리스 다크니스’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게임사가 ‘장벽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인도 쉽게 게임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색맹이나 색각 이상이 있는 이용자를 위한 게임을 비롯해 맹인, 지체 장애인을 배려한 게임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소외 게이머를 위한 입법에 큰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게임이라는 문화 현상이 평등 실현의 주요 키워드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올드아이스에서 제작한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게임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에서 서비스 중인 이 게임은 오로지 청각으로 미로를 탈출하는 독특한 룰을 갖췄다. 게이머는 암흑 속에서 미로 속 길이나 벽, 위험 요소 등을 소리로 얻은 정보로 돌파해야 한다. 개발자 의도대로 시각 장애인과 일반 이용자 모두가 즐길 수 있게 기획됐다.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3’에서 올 한해 게임 업계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친 게임에 수여하는 ‘굿게임상’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엑스박스(Xbox) 디자인 랩과 협업을 통해 오디오, 인터페이스, 소통 등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7일 출시를 앞둔 ‘쓰론 앤 리버티(TL)’에도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하면서 특정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일 장치를 마련했다.

콘솔 플랫폼에서도 장애인 게이머를 위한 맞춤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제작사 아이에스티몰은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게임에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장애인 게이머 맞춤 조이스틱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선 여러 게임사들이 지체 장애인 게이머의 조작 스타일 키 맵핑을 지원해 플레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도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개선에 높은 관심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색각이상자를 포함한 시각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또한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주제로 한 포럼, 장애인 e스포츠 대회 등을 진행하면서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게임은 일반 스포츠 대비 신체 움직임을 덜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 발달에 따라 장애인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다. 플로리스 다크니스를 개발한 박재형 올드아이스 대표는 “미국 회사들은 장애인을 위한 색약 기능이나 소리가 나면 자막을 표시하는 효과음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까지 미비하다”며 “시각장애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전맹인을 위한 게임은 아예 없다시피 한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게이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확보된다면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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