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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으로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동물과의 교감’

[아르브뤼 수상작] 제2회 아르브뤼 공모전 심사평

대상 수상작: 천민준 작, ‘북극의 예술가들’, 캔버스에 아크릴, 72.7×90.9㎝, 2023

이번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공모는 그 대상자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1회 때와는 달리 지적장애, 정신장애도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심사 과정 또한 1회 때와 조금 달라진 점들을 감안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출품작 자체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해당 작가의 활동 이력과 포트폴리오, 장애의 성격 등도 검토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했던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근래에 장애 예술에 대한 관심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빠르게 표현의 도식화(圖式化), 패턴화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식화는 사물의 구조, 관계, 변화 상태에 대한 작가만의 고유한 직관적 접근을 가로막고, 창조적 태도를 일정한 형식적 틀에 맞춘 기계적인 반복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술 창작자는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덫입니다. 심사위원들의 동의에 따라 열세 명의 수상자를 가려내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점이 신중하게 고려되었습니다.

표현은 그 사람의 본 모습이 반영될 때 가장 아름답고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작가가 다른 누구보다 자신과 가장 많이 만나고, 가장 오래 머무는 사람이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신비함 안에서 그런 시간이 선물한, 보다 내밀한 경험치와 마주하리라는 기대감이 아르브뤼미술상 공모에 출품된 작품들 앞에서 들곤 하는 것입니다.

대상 수상작인 천민준의 작품들은 “나는 바닷속 물고기, 숲속 곤충, 꽃 위에 나비, 날갯짓하는 새 등 동물을 그릴 때 참 좋습니다”라는 그의 말을 마치 면전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친밀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이런 느낌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윤리적이기도 합니다. 대상을 수상하기에 충분한 수준입니다.

최우수상 수상작: 장서연 작 ‘바다속’, 캔버스에 유화, 72×50㎝, 2020

최우수상 수상 작가인 장서연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보다 색상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가 구현하는 색은 모든 출품작 중에서 가장 독특합니다. 톤의 변화가 우아하고 조화롭습니다.

우수상 수상작: 김한별 작 ‘별들의 향연 1’, 캔버스에 아크릴 혼합, 73×61㎝, 2023

우수상을 수상한 김한별은 드물게 추상화의 형식을 취합니다. 그가 밤하늘의 별과 우주, 성운을 주로 그린다고 하니 통상적 의미의 추상과는 조금 다르지만 화면 구성, 특히 터치에서는 열정과 깊은 몰입이 느껴집니다.

이 밖에도 10명의 장려상 수상자, 그리고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그림을 사랑하는 가족의 일원인 출품자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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