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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최저 한국, 이대로면 2050년 성장률 0% 이하로”

한은 ‘극단적 인구 구조…’ 보고서 발표
일자리·주거 불안 최대 원인으로 꼽아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등 필요

게티이미지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2050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0%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초저출산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MZ세대의 ‘격한 일자리 경쟁’과 ‘주거 불안’ 등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3일 내놓은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과 영향,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출산율은 0.81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고 홍콩(0.77명)을 제외한 세계 216개 국가·지역 중 꼴찌다. 출산율 하락 속도도 빠르다. 출산율은 1960년 5.95명에서 2021년 0.81명으로 86.4% 줄어 217개 국가·지역 중 감소율 1위다.


이대로는 맞이할 미래가 암울하다. 한은 분석 결과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2050년 경제 성장률이 0%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50.4%에 이른다. 2059년에는 79%까지 치솟는다.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2070년 40%대까지 폭락한 결과다. 이때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인 노년 부양비는 100.6명까지 뛴다.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초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청년층의 과도한 일자리 경쟁이 꼽혔다. 한은이 전국 25~39세 미혼자 1000명과 자녀를 낳지 않은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쟁 압력’을 크게 느낀 청년들이 낳기를 원하는 자녀 수는 평균 0.73명으로 그렇지 않은 집단(0.87명)보다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나는 남들보다 뒤처질까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 등에 동의한 청년들이 아이 낳기를 더 피한다는 것이다. 출산의 첫걸음이 되는 결혼 의향은 고용 안정성에 좌우됐다. 고용 상태별 결혼 의향을 보면 비정규직(36.6%)이나 비취업자(38.4%)는 취업자(49.4%) 대비 10% 포인트 이상 낮았다.


주거 불안도 초저출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 집 마련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내용을 먼저 접하고 설문에 응답한 청년 중 결혼 의향자 비중은 43.2%, 희망 자녀 수는 1.54명으로 그렇지 않은 집단(47.2%, 1.61명)보다 낮게 나타났다. 시·도별, 국가별 조사에서도 주택 가격이 높아지면 출산율이 하락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불안 요소를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경우 출산율이 최대 0.8명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2019년 기준 58%인 15~39세 청년 고용률이 OECD 평균인 67%까지 오르면 출산율이 0.1명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다. 도시 인구 집중도 개선 시(한국 432%→OECD 평균 95%) 0.4명, 육아휴직 시 이용기간 확대(10→61주) 0.1명, 가족 관련 정부 지출 확대(국내총생산(GDP) 대비 1.4→2.2%) 0.06명, 실질 주택가격지수 하락(104→100) 0.002명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질 측면의 일자리 양극화) 완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하향 안정,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의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가족 지원 예산도 대폭 늘리고 OECD 최하위권인 육아휴직 이용률을 높여 실질적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정책 노력으로 출산율을 0.2명만 올려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평균 0.1%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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