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식물 방통위 막으려 사퇴”… 상임위원 1명만 남아 개점 휴업

지상파 3사 재허가 등 업무 차질
후임에 김은혜·김장겸 등 거론

연합뉴스TV 제공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1일 오전 전격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거야의 압력에 떠밀려서도 아니고, 야당 주장처럼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상태가 되고,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마비되는 상황은 제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 야당이 밀어붙이는 탄핵소추의 부당성에 대해선 이미 국민 여러분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회 권한을 남용해 마구잡이로 탄핵 남발하는 민주당의 헌정질서 유린행위에 대해선 부당성을 알리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임명 98일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또다시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2인 체제’로 가동됐던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의 ‘1인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방통위는 기존에도 상임위원 정원 5명 중 3명이 공석이었는데, 이 위원장까지 사퇴하면서 안건 심의·의결 등 주요 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1인 체제는) 전례가 없다. 합의제 기관에서 1인 체제로 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안건을 심의, 의결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당장 이달 말까지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지상파 3사의 재허가 심사가 예정돼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의 재승인 심사 등을 진행해야 한다. 방통위 심사가 차질을 빚을 경우 ‘불법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이 방통위 공백을 막기 위해 사퇴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후임자 지명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후임자 인선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다면 이르면 이달 말 후임 방통위원장을 임명해 업무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김장겸 전 MBC 사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 언론인 출신들이 거론된다. 이상인 부위원장을 포함해 방통위 주요 정책과 사업의 안정적 진행을 위해 법조인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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