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인재 확보 총력전 펼치는데… 한국은 걸음마

[재앙 아니면 번영, 기로에 선 AI] ② AI 열풍에 달라진 산업계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데이터·인공지능(AI)부문 부사장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WS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은 이제 AI 시대의 패권을 쥐기 위한 ‘AI 인재’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은 AI 인재 확보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황은 AI 인재 풀 자체가 좁은 데다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AI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교육 시스템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AI 인재 순위는 2021년 기준 세계 28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도 하위권에 머무른다. 세계 AI 전문 인력 중 한국이 확보한 인재는 약 2551명(0.5%)에 그친다. 박동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많은 사람이 국내 AI 인력 상황에 대해 막연하게 ‘중간은 가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 AI 인재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의 열악한 상황은 AI 기술 강국과 대비된다. 미국과 중국은 2000년대부터 AI 인재 육성에 공을 들였다. 시작은 중국이 빨랐다. 중국 정부는 2001년 초등학교 3학년부터 IT 교육을 의무화한 데 이어 2005년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인 ‘튜링상’을 수상했으며 미국에서 활동했던 야오치즈 교수를 칭화대 교수로 불러들였다. 중국은 세계 AI 권위자인 야오치즈 교수를 초빙해 AI 인재 양성의 전권을 줬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던 중국 인재들이 “어릴 때부터 AI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낸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 계획,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 등을 이어가며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AI 머신러닝·딥러닝 등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과 인도에서 주로 IT 인력을 수혈하던 미국은 중국이 2009년 ‘천인계획’을 통해 AI 인재를 자국으로 불러들이기 시작하자 자체 인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1년 ‘100K in 10 계획’을 발표하면서 10년 내 10만명의 스템(과학·기술·공학·수학) 교사를 양성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AI산업 기반인 스템 교육을 활성화해 중국처럼 어릴 때부터 AI 전문 인력을 키우는 기반을 다지기로 한 것이다. 2019년엔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를 설치하고 아마존·애플·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과 AI 인재 시스템을 구축했다. 박 연구위원은 “중국과 미국 모두 어릴 때부터 AI 교육을 실시한다는 기조에 맞춰 교육 개혁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도 지난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정부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AI 인재 육성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34시간 AI 교육 등은 2025년에야 시작된다. AI 인재 양성의 ‘컨트롤타워’도 없어 부처별 혼선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범정부 AI 인재 양성 기구를 설립하고, 해외 AI 인재를 적극적으로 모셔와 AI 인력 육성의 저변을 넓힐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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