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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메이저리그 도전… ‘성장통’ 날려버리다

올해 WBC 인터뷰 설화·잔 부상
성적 부진에 빅리그 도전 눈총도
“꿈 위해 재촉, 여전히 트윈스맨”

지난달 10일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야구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9년 숙원을 푼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 두 역사적 순간의 끝엔 모두 투수 한 명이 있었다. LG의 마무리 고우석(25·사진)이다.

프로 입단 3년 차에 역대 최연소 3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한 그에게 2023년은 유독 다사다난했다. 개막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인터뷰로 설화를 입었고 잔 부상도 잇따랐다. 아쉬운 개인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그는 과감히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한 명의 선수이자 사람으로서 많은 성장통을 겪었다고 돌이켰다.

시작은 WBC였다. 대회를 앞두고 임한 인터뷰가 화근이었다. 일본의 핵심 타자 오타니 쇼헤이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농담 섞어 ‘정 던질 곳이 없다면 맞혀 내보내겠다’고 답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우석은 “나라를 대표해 나간 대회에서 나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 같아 아직도 (미안함이) 마음에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다 부상을 당했다. 처음엔 목과 어깨, 다음엔 허리였다. 6~7월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반등하나 했지만 이후 기복이 심해졌다.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8월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심판 발에 타구가 맞으며 안타로 기록된 뒤 역전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고, 9월 초엔 구종 선택을 두고 때아닌 ‘항명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좋았던 슬라이더를 되찾아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였으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오른 한국시리즈도 평탄하진 않았다. 1차전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 멍에를 썼고 3차전에서도 박병호에게 맞은 역전 투런포 포함 3점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9회 오지환의 극적인 재역전 3점 홈런 덕에 살아났다. 고우석은 “그땐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살려줘 고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의 시즌 성적은 리그 최고 마무리라는 이름값에 못 미쳤다. 그렇기에 시즌 종료 후 그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의아해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우석은 1년이라도 빨리 초등학생 시절 품은 꿈을 좇기로 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WBC를 보며 키운 목표였다. 진출을 서두른 가장 큰 이유는 돌아와서도 LG 선수로 남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포스팅으로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국내 복귀 시 원소속구단으로 돌아온다.

도전에 나서는 그에겐 야구를 잘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지난 22일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고우석은 “당장의 목표는 리그 2연패”라며 “설령 미국에 가게 되더라도 ‘트윈스 맨’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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