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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실 확대 개편… 민생과 개혁에 성과내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굳은 표정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을 확대 개편했다. 정책 조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실장 자리를 부활시켰고 정무, 홍보, 경제, 시민사회, 사회 등 수석비서관 5명을 전원 교체했다. 정책실장 산하에 과학기술수석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통령실은 비서실, 안보실, 정책실 3실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대통령실 개편은 조만간 단행될 개각과 함께 여권이 쇄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의기소침해진 당·정·대에 활력소를 불어넣도록 심기일전해야 한다. 정책 혼선을 줄이고 민생과 개혁에 성과를 내야 한다. 부처 장관이 발표한 정책을 대통령실이 번복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곤란하다. 장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는 경제를 되살릴 방도를 찾고, 노동과 연금, 교육 등 3대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임기 초 50%대를 기록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데에는 정책 혼선이 미친 영향이 작지 않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무’ 같은 설익은 정책들이 내부 조율 없이 발표됐다가 취소되거나 흐지부지되면서 국민들의 정책 신뢰가 추락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3대 개혁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나 1년 반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다. 노조 회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하는 등 실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 개혁이라고 부르기에는 미흡하다. 연금 개혁은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지게 됐고, 교육 개혁은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의대증원은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들의 저항을 의식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책실을 폐지한 것은 책임장관제를 강조하면서 내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부처 장관들의 책임과 독립은 지켜지지 않았고 정책 혼선이 잦았다. 윤 대통령이 수능 모의평가의 킬러문항을 지적할 정도로 미세한 정책까지 개입하다 보니 정책 혁신은커녕 부처의 자율마저 위축됐다. 정책실의 부활이 윤 대통령의 책임장관제 약속과 다소 어긋나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 정책이 따로 놀면서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 때까지 고집해야 할 공약은 아니다.

대통령실 개편이 큰 폭으로 이뤄졌으나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만큼 새로운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내부 승진이거나 자리만 바꾼 관료들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장점은 있겠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는 낮은 편이다. 개각은 좀더 신선한 인물들로 채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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