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향방 확 달라진다… 글로벌 대선판에 쏠린 눈

정치 리더십 변화따라 공급망 재편
트럼프 재당선땐 IRA 백지화 타격
EU 환경 규제도 해운·배터리 부담


내년에 대만과 러시아 미국 등 주요국에서 연달아 대선이 열리면서 ‘글로벌 리더십 대격변’이 산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중 갈등과 양안(兩岸) 분쟁 등의 판도가 뒤바뀌고, 국내 반도체·배터리 공급망과 각종 친환경 산업 정책까지 정치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도 국내 해운·배터리 업계 등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9일 ‘2024 10대 권역별 진출전략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세계 4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며 글로벌 리더십 교체와 공급망 재편의 향방이 핵심 관건으로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출발점은 내년 1월 13일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다. 친미 기조의 집권당(민주진보당)과 친중 성향이자 제1야당(중국국민당), 중도 성향의 제2야당(대만민중당) 간 3파전이 치열하다. 3월에는 중국 양회(兩會)가 열린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시에 3월 대선이 예정돼 있는데 우크라이나에선 대선 연기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불 붙었다. 7월엔 EU 의회 의장 및 집행위원장 선거가 열리고, 11월엔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주지사 선거가 일제히 치러진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정치 이벤트의 정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당선 여부”라며 “미 대선 공약으로 ‘대중국 견제 강화’ 공약이 쏟아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각국에선 정치 리더십 변화에 따라 산업 정책이 180도 뒤바뀌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극우 성향 후보가 당선된 아르헨티나는 최대 교역국 중국과 관계를 끊고 미국과의 교역 확대에 나서겠다며 반중·친미 노선으로 돌변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취임 즉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백지화할 것”이라며 정책 대수술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IRA 혜택 축소는 북미에 진출한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정치 지형이 극우·극좌로 갈라지며 공급망과 교역 정책도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본격화화는 EU 환경 규제도 국내 수출기업의 핵심 이슈다. EU는 내년 1월부터 배출권거래제(ETS) 개정안 시행에 나선다. EU 역내 탄소배출량의 40%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탄소 배출이 많은 해운업 등이 직접 타격권에 들어선다. 2월엔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배터리법 규정이 시행된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엔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과 친환경 사업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산업법 입법 등이 예고돼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다만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환경 규제를 늦추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투자 결정도 까다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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