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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엑스포 유치 노력과 실패 경험, 미래 자산으로 삼아야

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패했다. 정부와 재계는 막판까지 세계를 누비며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사우디는 우리보다 1년 앞서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오일머니를 앞세워 태평양 연안국과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포섭해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애초 별로 없었다. 사우디의 완승이었고, 우리는 물리적인 한계를 절감했다. 엑스포 유치전이 막을 내린 지금, 우리는 실패를 비난하기보다 유치전에서 얻은 경험을 자산으로 삼고, 그동안 접촉한 국가들과의 경제·외교적 관계를 발전시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지난 500여일간 지구 495바퀴 거리를 이동하면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을 상대로 유치전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거의 100개국의 고위 인사들을 만나 엑스포 유치를 호소했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세계를 누볐다. 엑스포 유치가 아니었다면 정부와 재계가 수많은 나라의 고위층을 접촉할 구실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얻은 인적 네트워크는 소중한 자산이다. 또 대한민국에 서울 외에 아름다운 도시 부산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유치전을 벌인 사우디에 한국을 깊이 각인시킨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 이는 향후 대외적으로 경제·외교적 관계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과도하게 장밋빛 유치 전망을 퍼뜨려 국민과 부산 시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준 점 등 과오도 겸허하게 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줄곧 사우디와 박빙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119표 대 29표 완패였다. 사우디 오일머니의 영향력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민관이 세계를 누빈 결과 치고는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정부는 주요 대기업에게 세계 각국을 권역별로 할당하면서까지 전방위 유치전을 펼쳤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던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유치 전략과 외교력, 정보력에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분석해 재도전 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다.

정치권도 엑스포 유치 실패를 정쟁의 빌미로 삼기보다 경험은 자산으로, 과오는 교훈으로 여기는 차분한 접근이 필요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발전과 메가시티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으로서 품위 있는 대응이다. 이번 엑스포 유치활동이 대내외적으로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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