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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천만원 ‘뇌물 승진’ 횡행… 이런 경찰 어떻게 믿나

국민일보DB

광주와 전남 경찰청에서 중간 간부 7명이 직위해제 된 ‘브로커’ 사건은 승진을 매개로 수천만원씩 뇌물이 오가는 경찰 내부의 부패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광주지검은 사기범이 브로커를 통해 경찰을 매수하려 했다는 혐의에서 수사를 시작했는데, 파고들어 보니 경찰 간부들이 그 브로커에게 거액을 건네며 인사 청탁을 한 혐의가 속속 드러났다. 재작년 경찰 승진 심사 무렵에 청탁이 집중됐고, 당시 인사권을 행사한 전 치안감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뇌물 액수는 경감 승진의 경우 1500만∼2000만원, 경정 승진은 3000만원 하는 식으로 계급에 따라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일회성 비리가 아닌 관행적 부패의 악취가 짙다.

직위해제 된 간부들의 인사 청탁 경로에는 문제의 브로커 외에 인사권자와 친밀한 퇴직 경찰도 있었다. 이들을 통해 뇌물을 건넨 사람들은 대부분 승진에 성공했는데, 모두 주관적 업무평가로 이뤄지는 ‘심사승진’을 통해서였다. 경찰청은 시험 점수로 승진자를 선정하는 ‘시험승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심사승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관이 본업 대신 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현상을 막으려고 심사승진 비중을 높였더니 뇌물과 청탁의 더 고약한 부작용 나타난 것이다. 이쯤 되면 승진 방식의 기술적 정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제도의 문제를 넘어 조직의 기강과 자정 기능, 구성원의 반부패 인식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봐야 한다.

아직도 공직사회에서 이런 행태가 벌어진다는 사실, 그것도 이런 범죄를 찾아내 처벌해야 할 경찰 조직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허탈함을 느끼게 한다. 여러 재난 상황에서 미흡한 대처로 추락한 경찰의 신뢰가 이제 구시대적 악습의 재발에 바닥을 드러내게 됐다. 조직의 사활을 걸고 내부 부패 척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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