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선 3척 어쩌나”… 한화오션 ‘러 리스크’로 골머리

3년전 수주… 계약금만 1조137억
러·우크라 전쟁으로 대금 못받아


한화오션이 ‘러시아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따낸 계약으로 짓고 있는 쇄빙선(사진) 3척이 처치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선박을 발주했던 선주사들과 계약 해지와 관련한 소송전을 벌이는 동시에 쇄빙선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빠졌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20년 10월 러시아 선주사인 엘릭슨, 아조리아, 글로리나로부터 1척씩 총 3척의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계약 금액만 1조137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계약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미 3척의 선박이 건조에 들어간 상태에서 선주들로부터 중도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100% 주문 제작하는 선박은 한 번 건조에 들어가면 제작을 멈출 수 없다. 철판 등 원재료 수급부터 블록 제작, 인테리어, 도장 등 모든 제작 스케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한화오션은 지난해 러시아 선주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선주들이 지난 6월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1조1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귀책 사유가 선주들에 있어 소송에서 유리하다는 게 한화오션 입장이지만, 새로운 선주를 구하는 동시에 기존 선주들과 중재 소송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이 쇄빙선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재 3척의 선박을 안벽에 세워두고 도장 등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른 선주사를 구해 배를 팔면 해결되지만, 북극항로를 다니기 위해 제작한 쇄빙선을 살만한 선주를 아직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소송에 엮어 있는 배를 사겠다는 선주가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이 관계자는 “일반 LNG선보다 쇄빙선을 살 선주를 찾기는 어렵지만, 미주·아시아 등 다른 선주들에게 배를 팔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한화오션이 현대삼호중공업 사례처럼 다른 선주사에 선박을 넘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삼호중공업은 러시아 선주들과 계약했던 쇄빙선 3척을 오세아니아 선주사에 팔았다. 선박 가격이 오르면서 약 32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도 봤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존 선주들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를 받았기 때문에 선박을 조금 싸게 팔더라도 손해를 보진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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