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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마약퇴치에 교회가 앞장서야 하는 이유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정치부 시절 취재했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10여년 만에 인터뷰하기 위해 최근 다시 만났다. 2019년 정계를 떠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었다. 그는 큰아들 덕분에 성령을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지난해 큰아들이 마약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마약을 끊을 수 있게 폐쇄병동에 강제입원도 시켜보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매달렸다. 그리고 그분의 음성을 듣게 된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영적인 문제다. 네 아들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마약으로 영혼이 피폐해져 가는 다른 애들을 돌보아라.”

남 전 지사가 털어놓은 우리 사회의 마약중독 실태는 심각했다. 현재 드러난 것은 1%밖에 안 되고, 신종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데 값이 엄청 떨어져 초등학생도 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지난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처럼 청소년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적발된 마약사범은 2만230명으로 처음 2만명을 넘어섰다. 젊은층의 적발 추이는 충격적이다. 20세 미만은 988명으로 2년 전(450명)의 2배를 초과했고, 20대 역시 5077명에서 5817명으로 15%가량 늘었다. 이처럼 마약 중독자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병동이나 재활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이 입소해 공동체 생활을 하며 마약을 끊고 재활을 준비하는 민간 마약중독재활센터 ‘다르크(DARC)’가 국내에 4곳 있었는데 1곳은 주민 민원으로 폐쇄명령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다르크 센터장은 대부분 목사들이거나 하나님을 만나 영적 치유로 마약을 끊은 사람들이다. 신앙의 힘으로 서로 독려하면서 사회복귀를 돕는 다르크가 마약중독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남 전 지사는 강조했다.

마약치료 전문병원도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3개월 후에나 첫 진료가 가능한 실정이다. 마약 중독은 최소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끊을 수 있는데 치료를 마냥 기다려야 한다면 다시 마약에 손댈 위험이 크다. 마약중독자 처벌만 있고 치료나 재활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마약중독자재활센터를 내년에 17곳으로 확대하고 마약류 중독치료보호기관도 30곳으로 늘리겠다고 하니 만시지탄이다.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파괴하는 마약 퇴치 전담기구로 마약청 신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담기구가 없으면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예산 확보도 어렵다. 마약 감정 등 과학수사 장비가 필요하고 신종 마약을 정의해줄 전문인력도 필요하다. 전문가 양성에 10년 걸린다고 하니 지금 시작해야 한다.

마약 퇴치에 왜 교회가 나서야 할까. 마약 중독은 영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적 치유가 안 되면 스스로 치료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교회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반성경적인 동성애 문제에 대해 올바로 교육하고 말씀을 전하듯이 마약에 중독되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영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지 목사들이 교육과 각종 예배에서 강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한국알콜중독마약퇴치국민운동본부(이사장 손광호 목사) 등 101개 시민단체 및 기관이 지난 28일 한국청년마약예방퇴치총연합 발대식을 갖고 마약치료전문병원 설립 등 정책 제안과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다음세대를 위해 마약퇴치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중독을 완전히 끊어낸 이들의 공통점은 신앙의 힘으로 극복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능치 못할 일이 없으시다. 마약으로 영혼이 피폐해져 가는 것을 하나님은 마음 아파하며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우리가 마약중독자를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고, 전 교인들이 합심해 기도할 때 하나님도 움직이실 것이다.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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