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민주노총 첫 연임’ 양경수 위원장… 조직 장악한 강경파

이석기와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
정부 노동개혁과 충돌 계속될 듯

연임에 성공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개정 노조법(2·3조), 방송3법 공포 촉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양 당선인은 민족해방(NL) 계열의 인물로, 지난 임기 내내 강경투쟁 노선을 걸어왔다. 이번에도 당선 일성으로 “윤석열정권 퇴진은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라는 발언을 내놨다. 최근 사회적 대화 재개를 선언한 한국노총과 달리 민주노총은 윤석열정부 남은 임기 동안 갈등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28일 양 당선인이 제11기(직선 4기) 지도부 선출 투표에서 36만3246표(56.61%)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석부위원장에는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장, 사무총장에는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이 당선됐다. 상대인 박희은 후보는 20만1218표(31.36%)를 얻었다. 과거 1999년 단병호 위원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2001년 연임한 사례가 있지만 직선제 체제에서 공식 임기를 마치고 재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양 당선인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95학번으로 2001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종북’ 논란을 빚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과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기도 하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분회장을 거쳐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을 지냈다. 3년 전 비정규직 출신으로 처음 당선될 당시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 조직인 NL 계열의 전국회의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는 역대 위원장 선거 중 처음으로 일대일 구도로 치러졌다. 상대 후보였던 박 후보는 민중민주(PD) 계열 전국결집 계파를 대표해서 출마했다. 두 후보 모두 대정부 강경투쟁을 내세운 만큼 양 당선인이 연임에 성공한 동력은 결국 내부 NL 계열 ‘조직력’의 힘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당선인은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해 2026년까지 민주노총을 이끌게 된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3년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한 걸음을 내딛겠다”고 약속했지만, ‘투쟁을 위한 투쟁’에 머물렀다는 내부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그는 2021년 7월 노동자대회를 열었다가 방역지침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석방됐다. 윤석열정부의 노동 개혁을 ‘노조탄압’으로 규정하고 근로시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간첩단 의혹 관련 압수수색, 노조회계공시 요구 등을 두고 번번이 충돌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민주노총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노정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양 당선인이 정파적 지지에 힘입어 대정부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며 민주노총의 정치 세력화를 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상은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