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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조명환 (18) ‘자립 마을 사업’ 통해 아프리카 오지마을에도 주님 손길

극심한 건조지역 식수 시설 지원 등
한 지역서 10~15년 걸쳐 자립 도와
마을 전체가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

조명환 회장이 지난해 케냐 오실리기를 방문해 현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분쟁의 고통으로 시름하던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만났던 루마니아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출장지로 결정된 곳은 월드비전의 대표적인 사업을 경험할 수 있는 케냐 오실리기였다. 아프리카는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일할 당시에도 수차례 방문했지만, 항상 나이로비(케냐)나 케이프타운(남아공) 같은 대도시를 주로 찾아갔기에 오지 마을은 난생처음이었다.

마사이족이 사는 임포리 마을은 극심한 건조 지역인 데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난에 처해 있는 곳이기도 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나이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차로 2시간을 달려 이동하는 내내 메마르다 못해 황폐해진 땅을 보며 ‘진짜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년 전 이 마을은 제대로 마실 물조차 없던 곳이었다. 잠시 걸어가는 순간에도 너무나 태양이 뜨거워서 피부가 빨갛게 익어버리고 목이 바짝바짝 말라 갈증이 심했다. 감사하게도 2019년 월드비전이 지원한 식수 시설은 지금도 잘 유지되고 있고 가뭄이 심한 시기에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일할 때도 모금 활동을 했는데 월드비전 회장이 되어 사업 현장까지 직접 보게 되니 모금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더 받았다. 현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모금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월드비전 ‘자립 마을 사업’ 방식을 통해 마을 전체가 아동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되고 있었다. 한 지역에서 10~15년에 걸쳐 자립을 돕는 사업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 아이들이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한다. 우리의 도움으로 자립을 이룬 나라들이 또 다른 어려운 나라에 도움을 전할 수 있고 결국 그 도움이 돌고 돌아 한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한다.

현지에서 만난 13살 소년 카이안카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카이안카의 엄마는 5남매 중 막냇동생을 출산하다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했다. 카이안카는 한창 학교에 가야할 나이였지만 부모님을 대신해 홀로 동생 3명을 뒷바라지하고 있었다. 연필 한번 쥐어보지 못하고 엄마를 대신해 빨래와 가축 돌보기 등 온갖 집안일이 모두 카이안카의 몫이었다. 아이는 매일 밤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흙으로 대충 만든 카이안카의 집에 들어서니 제대로 된 살림살이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얼마나 손에 쥐고 보았을까 싶은 낡은 성경책이 눈에 들어왔다. 힘들 때마다 기댈 곳은 주님의 품이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그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 역시 후원을 받으며 어렵게 성장했는데 어느 순간 그 어려움을 잊고 지내지는 않았는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가난을 다시 이해하라는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것만 같았다.

성경 66권에 담긴 메시지는 하나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내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 분쟁과 빈곤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고통받는 이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전하는 통로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길 기도한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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