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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외국인력 16.5만명 도입… 식당서도 고용한다

비전문 취업비자 역대 최대 규모 발급
노동계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 필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고용허가제(EPS) 귀국근로자 초청 행사’에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도 일부 음식점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내년도 E-9 외국인력 도입 규모는 역대 최대인 16만5000명으로 확정됐다. 산업현장의 극심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지만, 노동계는 일자리의 질 개선과 이주노동자 보호조치 없이는 불법체류 노동자만 양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27일 제40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용허가제 관련 계획을 확정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 허가를 받아 비전문 외국인력을 고용하는 제도다.

내년 E-9 인력 규모는 올해 12만명보다 37.5% 늘어난 16만5000명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 도입 규모가 5만~6만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외국인력이 대거 유입되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중국 동포 등에게 발급되는 방문취업비자(H-2) 인력만 취업할 수 있었던 음식점업에서도 E-9 인력이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우선 100개 지역 한식당의 ‘주방 보조’ 업무로 한정해 시범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휴·폐업 비율을 고려해 5인 미만 사업장은 업력이 7년 이상이어야 외국인력 1명, 5인 이상 사업장은 업력이 5년 이상이어야 외국인력 2명을 고용할 수 있다. 내년 음식점업이 포함된 서비스업의 E-9 도입 인원은 1만3000명으로 배정했다.

임업·광업에서도 외국인력 고용이 허용된다. 임업은 전국 산림사업법인과 산림용 종묘생산법인에서, 광업은 연간 생산량 15만t 이상의 금속·비금속 광산업체에서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정부는 고용허가 확대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협회 또는 자체 훈련기관을 통해 특화된 직무교육 및 산업안전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외국인력 고용 직후 내국인 근로자를 이직시키면 향후 고용 허가를 제한하며, 임금체불이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고용 허가를 취소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급증한 외국인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외국인력이 도입되면 이주노동자를 노동법 사각지대에 내모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국내 노동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대신 국내 노동시장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과 사용자의 투자, 인식 개선 없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만 양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국내 일자리 질 개선 및 이주노동자 처우개선에 시급히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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