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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사라면서 뒤로는 쓱 팔고’ 핀플루언서, 본격 단속

최근 각종 뜬소문까지 SNS 확산
이복현 “선행매매 포착” 선공개
‘불공정’ 타깃… 조사 확대 전망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최근 증시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핀플루언서(금융 분야 인플루언서)에 대해 금융 당국이 직접 경고에 나섰다. 이들 중 일부가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조사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사실상 단속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핀플루언서는 금융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주로 유튜브, 블로그, 카카오톡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한다. 이차전지 선봉장으로 불리는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삼프로TV’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 당국이 이들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각종 뜬소문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다. 최근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 관련 무분별한 소문이 퍼진 것이 결정적인 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7일 “공매도와 관련해 전면금지 조치 이후에도 신한투자증권에서 대량의 매도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조사해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핀플루언서가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구독자 50만명을 보유했던 ‘슈퍼개미’ 유튜버가 지난6월 선행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도 있다. 해당 유튜버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방송에서 5개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자신은 매도해 5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금감원은 현재 핀플루언서의 불법행위를 2~3건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핀플루언서가 특정 상장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 매수를 유도한 뒤 본인이 보유한 차명계좌에서 매도하는 식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형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것을 기회로 삼고 불법적인 사익을 추구한다든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형태는 미꾸라지가 물 전체를 흐리는 시장교란 행위”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핀플루언서의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핀플루언서들의 부정거래 혐의가 지속해서 드러나며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한 금감원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소지가 크다면 누구라도 관계없이 자세히 들여다보고 엄중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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