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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현 대표, ‘윤심’ 내세우지 말고 솔선수범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7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혁신의 성패가 마지막 기로에 섰다.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오는 30일 지도부와 중진·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의결해 최고위원회에 제출한다. 조기해체 말고는 물러설 곳이 없는 혁신위의 결정이기에 김기현 대표도 더 이상 답변을 미룰 수 없게 됐다. 그 결과에 전략공천 원천 배제, 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등 지금까지 제시된 혁신안의 실현 여부가 달렸다. 이제 김 대표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많은 지역구 의원 중 한 명이 아니라 집권여당 대표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위치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가 울산 지역구 의정보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하루에 3, 4번씩 전화도 한다”고 윤심을 앞세운 것은 적잖이 실망스럽다. 윤 대통령에게서 혁신안을 소신껏 추진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한 인 위원장에게 “윤심을 내세우지 말라”며 강하게 비난했던 김 대표이기에 더욱 그렇다. 윤심이 거론될 때마다 당 혁신의 취지와 방향은 실종됐다. 쇄신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대신 ‘용산발 물갈이론’같은 공천 갈등이 분출했다. 혁신위를 띄울 때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당 대표마저 자기 정치를 위해 혁신안을 거부하며 이전투구에 뛰어든다면 비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인내의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정치인들은 누가 당권을 잡아 공천권을 갖느냐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겠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혁신위가 다섯 번 내놓은 혁신안조차 특권의식에 빠진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많은 유권자가 혁신안이 하나씩 실현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개혁과 쇄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제 국민의힘 혁신은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들의 솔선수범과 자기희생에 달렸다. 시늉만 하는 혁신은 더 큰 실망을 불러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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