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관광 명물 ‘바다열차’ 16년 만에 역사 속으로

1호 관광열차 2007년 운행 시작
열차 노후화… 내달 25일까지 운행
코레일-3개 시, 신차 분담금 이견

2022년 9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강원 강릉시 일원에서 열린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에서 관광객들이 ‘바다열차’를 탄 모습이다. 뉴시스

강원도 동해안 해안선을 달리는 바다열차가 1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강릉∼동해~삼척 해안을 운행하는 바다열차를 12월 26일부터 운행 종료한다고 밝혔다.

바다열차는 2007년 7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국내 1호 관광열차다. 노후 디젤 열차를 활용해 차별화한 내부 공간과 외부 디자인으로 동해안의 넘실거리는 바다와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특별열차다. 커플 좌석, 가족석, 프러포즈실 등을 갖췄다. 승객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의자를 바다를 향해 배치했다. 2007년 10월 동해안에서 휴가를 보내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이용하기도 했다.

그동안 강릉∼동해∼삼척 해변을 잇는 53㎞의 해안 철도 노선을 달렸다. 편도 1시간10분 거리를 주중과 주말 왕복 2~3회 운행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인 정동진역을 포함해 명사십리 동해 망상해변, 아름다운 풍광을 갖춘 삼척해변 등을 기차 안에서 감상할 수 있어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4년간 누적 이용객은 195만명이다.

바다열차의 운행 종료는 코레일과 강릉·동해·삼척시의 신차 도입 분담금 이견 때문이다. 코레일은 전체 예산 140억원 중 절반을 코레일이 부담하고 나머지를 3개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예산 부담에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기존에 운행하던 열차가 노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로운 열차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자체의 분담 없이 코레일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23일 “신차 도입을 위한 지자체 분담비와 매년 지급해야 할 운영비 등을 협의하는 회의가 몇 차례 열렸다”며 “3개 지자체의 재정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아쉽게도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바다열차의 운행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운행 종료 전에 기차에 탑승해 보려는 관광객의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관광객은 “동해안 여행 때마다 추억을 만들어줬던 바다열차 운행 종료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에 최근 다시 바다열차를 타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며 “바다열차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해안 관광의 중심역할을 했던 바다열차는 운행 종료에 앞서 11월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열차 안전 점검을 위해 운행을 하지 않는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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