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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들 총선 앞두고 ‘정치적 중립’ 시비 경계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전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CBT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장관들의 총선 출마설이 파다하다. 장관이라고 선거에 나가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여느 공무원보다 더 주목받고 여론 영향력이 큰 자리인 만큼 현직에 있는 동안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최근 행보는 그리 좋게 비치지 않는다.

한 장관은 21일 대전을 방문해 자신의 문법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질문을 받고선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다. 난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대구에선 “대구 시민을 대단히 존경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24일엔 울산을 방문한다. 장관의 법무 현장 방문을 나무랄 순 없다. 하지만 현지 언행은 이미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들 뺨친다. 그러니 야당이 “국가예산으로 선거운동한다”며 고발 운운했을 테다. 지난 8월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선 때 여당으로 국민 심판을 받을 분들에 대한 밑바탕 작업에 모든 힘을 바치겠다”고 말해 고발당했는데, 또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담은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이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가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장관 언행이 선거나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릴 문제겠지만 현직에 있는 동안 ‘선거운동’ 시비를 부른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가 4개월여 뒤여도 현직 ‘스타 장관’의 정치색 짙은 발언은 유권자들에게 각인돼 투표행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둘 말고도 장관 예닐곱 명이 더 출마할 거란 얘기가 나온다. 이들 역시 현직에 있을 때만큼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시비에 휘말려선 결코 안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윤석열 대통령도 출마를 굳힌 장관들은 최대한 빨리 교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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