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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정상회담과 윤 대통령 방미에 거는 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1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양국 관계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미국이 중국에 구사해온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정책과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 북·중·러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언론에 “중국과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정상적인 소통의 경로로 복귀해 위기 때 전화로 서로 대화하고, 군 당국 간에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칼럼을 통해 대결을 피하면서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기후위기 대응 협력 강화에 관한 서니랜드 성명’도 공개했다.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내외적으로 여러 도전을 받는 상황에서 진행돼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두 개의 전쟁에 발목이 잡혀 위기에 처해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면서 국제적인 비난과 국내 반대여론에 휩싸여 있다. 시 주석은 국내 경제 장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기, 심각한 청년 실업 등 복합적인 문제로 곤혹스런 처지다. 서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 정책은 장기간 굳어진 기조이고, 중국은 남중국해나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익에선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APEC 정상회의에선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가능성도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줄곧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대일 관계 개선에 주력하면서도 중국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대중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북한 교역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협력 없이는 대북 정책도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말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더 많은 교류의 기회를 누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되고 이후 시 주석 방한까지 이뤄진다면 한중 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고, 일본에 이어 대중 관계 개선까지 이룬다면 큰 외교적 성과로 기록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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