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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맨발 걷기 열풍

전석운 논설위원


맨발 걷기가 가히 열풍이다. 성인병 개선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맨발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맨발 걷기 2개월 만에 말기암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맨발 걷기는 거의 광풍처럼 번지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만 수십 개다. 회원이 3만여 명인 카페도 있다. 주말이면 서울 대모산 맨발 걷기 코스에 수백명이 몰리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맨발 걷기 길 조성에 나섰다. 서울시와 경기도, 세종시 등은 맨발 걷기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성남시는 율동공원 등 6곳에 황톳길을 조성했고, 수원시는 호수공원에 맨발 걷기 길을 개장했다. 하남시는 풍산근린3호공원과 미사강변둑길에 맨발 걷기 산책로를 만들었고, 춘천은 7.4㎞ 길이의 맨발 걷기 코스를 내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맨발 걷기’라는 이름이 붙은 행사나 축제는 전국적으로 부지기수다.

맨발 걷기는 지압 효과가 뛰어나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혈압과 혈당을 낮춰준다고 한다. 발바닥이 땅에 직접 닿으면 활성산소가 중화되면서 체내 염증이 가라앉는다는 주장도 있다. 인간이 맨발로 대지를 누볐던 기간이 신발을 신었던 기간보다 훨씬 길어서 맨발로 걷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고찰도 있다.

맨발 걷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발바닥이 흙 속의 미생물과 직접 접촉하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고 작은 상처가 덧날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흙길 위에서만 맨발 걷기를 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있다. 맨발 걷기 자체의 위험을 경고하는 의사들도 있다. 발바닥의 지방 패드는 신체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부드럽고 물렁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딱딱한 땅바닥을 맨발로 걸으면 족저근막염 등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맨발 걷기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과 배척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맨발 걷기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연구와 심층적인 의학적 검증이 이뤄져야 하겠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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