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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SCM서 합의한 ‘확장억제 강화’는 선택 아닌 필수

신원식 국방부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미가 13일 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억제력 강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나 북한의 눈치를 볼 사안이 아니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과 이에 따른 남한 주민들의 생존 위협을 감안하면 꼭 필요한 조치다. 회의에선 특히 북핵 대응 전략틀인 ‘맞춤형 억제전략(TDS)’이 10년 만에 개정됐는데 늦게나마 다행스럽다. 기존 TDS는 북한의 3차 핵실험 뒤 작성된 것이어서 3차례의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 소형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등에 대응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제라도 확 달라진 안보 현실에 맞게 한층 격상되고 구체적인 억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회의에선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를 위해 양국은 유사시 미국 핵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전력 지원을 위한 공동기획 및 실행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국이 단순히 미측 확장억제의 일방적 수혜국이 아니라 핵작전 성공을 위해 일정 부분 관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들려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북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군 조기경보위성 정보를 우리와 실시간 공유하기로 한 것이나 4년 만에 북한을 ‘근본적이고 시급한 위협’으로 규정한 ‘한미동맹 국방비전’을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미는 또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우리 군의 대북 감시 능력을 제한하기에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게 정부 일각의 목소리인데, 이에 대해 미측이 협의의 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이 문제는 북측이 접경지역에서의 도발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합의를 먼저 파기하는 데 따른 국제적 비판 여론도 감수해야 한다. 양 국방 당국이 협의한다지만, 단순히 군 당국이나 현 정부 차원의 ‘선택’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파기 여부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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