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사설] 이재명 수사검사 탄핵 추진은 수사방해

민주, 소추안 철회 뒤 ‘재발의 추진’ 고수 … 보복이자 법치훼손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수원지검 이정섭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거둬들였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모두 자진 철회한 것은 본회의에서 72시간 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자동 폐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은 본회의 기간 중인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탄핵소추안 발의를 재추진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이 온전한 정신을 갖고 이러는지 묻고 싶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 시도는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보복이다.

민주당이 이 검사를 탄핵하려는 표면적인 이유는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이다. 이 검사가 동료 검사를 위해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예약을 도와주고,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다. 전과조회를 도와줬다는 의혹도 있다.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탄핵할 정도의 중대한 범죄는 아니다.

민주당의 진짜 의도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과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등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 검사를 수사팀에서 배제하려는 것이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검사의 직무가 곧바로 정지된다는 걸 노린 것이다. 탄핵은 헌법재판소가 결정하지만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에는 검사 출신 의원들도 있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의원들도 있다. 그런데 당론으로 채택된 이번 검사 탄핵안에는 소속 의원 168명이 모두 서명했다. 개딸들의 표적이 될까봐 이견이 있어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성을 상실한 민주당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자신들에 불리한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를 압박하기 위해 탄핵소추권을 남발하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정한 의원총회가 끝난 뒤 “나쁜 짓 하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말이 옳다. 검사도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검사의 불법 여부가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탄핵소추를 시도하는 것은 지나치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검사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탄핵 시도를 그만두기 바란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