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사 66% “기후 변화 대응 교육한 적 없다”

이상고온·최악의 홍수…
기후 재난 심각한 곳이 선교지인데…


지난여름 남미 아르헨티나의 한겨울 온도가 30도에 이르면서 117년간의 기상 통계 중 전례 없는 이상 고온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작된 산불은 한반도 면적 이상의 토지를 태웠다.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2.9t이나 됐다. 지난 8월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얼마 후 1년치 비가 단 하루 만에 내렸다. 폭우는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기록됐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25)고 말씀하신 창조 세계가 심각한 기후위기에 직면한 사례들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7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2023 지구와 선교 포럼’을 열고 해외 선교지의 기후위기를 조명했다.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는 해외 선교지에서의 미흡한 기후위기 대응 실태가 확인됐다.

KWMA와 살림이 지난 7월 말부터 2개월간 선교사 2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그래프 참조)에서 ‘선교 사역 중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교육 또는 실천 캠페인 여부’에 대해 응답자 중 65.6%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에 있어서는 선교사 10명 중 7명 정도(69.3%)가 “많다”고 답했다.

선교지의 기후환경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의 협력 방안으로 선교사들은 ‘기후 환경 교육 콘텐츠 제공’(4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경 선교에 대한 인식 제고’(31.2%) ‘선교지 기후위기 현황 공유’(12.7%) 등의 순이었다.

유미호 살림 센터장은 “앞으로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펼치는 제자훈련, 지도자 양육 등의 사역에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구 KWMA 센터장은 “그동안 선교사가 현지인에게 창조세계에 대해 가르치고 크리스천의 사명과 책임을 알리는 역할을 놓친 것 같다. 한국 선교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민정희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기후위기가 현실화된 재난들’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전 세계의 탄소배출량 가운데 92% 이상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8개국(G8)의 책임이 큰데 이들 나라는 기술 자원 자본이 있기에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가난한 남반구 국가들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민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를 향해 “남반구 사람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달라. 환경 파괴 문제는 빈곤과도 연관된 만큼 이들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사역하는 문정은 선교사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열악한 선교지의 기후재난 문제는 경제적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이들 고리의 악순환을 현지에서 확인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 선교계의 인식제고와 함께 이를 접목한 선교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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