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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 소멸 막을 ‘교육 특구’에 미래 달렸다

경쟁력 있는 공립 일반고 육성 필요… 실효성 의문없도록 정교히 추진돼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교육발전특구 추진계획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교육 발전 특구’를 지정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도록 지역 일반고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고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교육과 의료가 바로 지역의 기업 유치, 균형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 특구에 ‘바이오고’ ‘K팝고’ 등 지역이 원하는 다양한 학교를 설립하고, 3년간 30억~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극심한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현실을 감안할 때 교육 특구는 시의적절한 조치이며 옳은 방향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적지 않은 지방 사립대가 폐교 위기에 놓여 있고, 지역거점 국립대들조차 정원 미달 학과가 속출하고 있다. 지방에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면서 학교 문을 닫는 초·중·고교도 잇따르고 있다. 지방이 살아나려면 젊은층이 몰려야 하고, 그러려면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 또 청년층의 아이들이 돌봄 인프라 속에서 자라고 경쟁력 있는 공교육 환경에서 공부해 지역의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졸업 후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잡아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양질의 교육 제공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필수다.

정부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대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높은 교육열을 고려하면 학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학교는 명문대 입학 실적과 무관할 수 없다. 특구에 생기는 학교가 자칫 최상위권 대학 진학 실적을 중시하는 지역 입시 명문고가 되면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고교 서열화가 심해질 수 있고, 특구와 아닌 지역의 격차가 더 커지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교육 특구의 우선순위는 ‘경쟁력 있는 공립 일반고’가 돼야 한다. 의학 계열과 첨단학과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에 대한 지역 인재 전형을 대폭 늘려 장기적으로 지방대 경쟁력도 키워야 하고, 지역 기업체 취업까지 연계해야 한다. 교육 특구에 들어갈 학교에 학생 선발, 교육과정 등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교육 특구를 핵심으로 한 지역 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꼭 성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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