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세계의 AI 규제 움직임… 동참하되 혁신의 끈 놓지 말아야


세계가 인공지능(A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열린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AI가 초래할 피해를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을 다짐하는 ‘블레츨리 선언’이 발표됐다.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중국 등 28개국이 합의한 이번 선언문에는 ‘고도의 능력을 갖춘’ 프런티어 AI가 잠재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간 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책임감 있는 AI를 보장하기 위해 포괄적인 방식으로 협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AI의 오용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AI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불과 약 1년 전 생성형 AI 챗GPT가 선을 보인 직후 AI가 인류에게 신기술과 풍요를 안겨줄 것이라는 청사진과 사뭇 상반된 모습이다.

당초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한국, 일본 등은 AI 규제보다는 기술 개발에 좀 더 무게를 뒀다. 하지만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오남용에 따른 위험이 커지자 규제 필요성이 강력히 요구됐고 결국 각국이 AI 규제 법적 장치 마련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 폭발이 발생했다는 AI발 가짜 뉴스로 S&P500이 한때 급락한 소동은 AI가 잘못 활용될 경우 사회를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 더구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각각 앞둔 한국, 미국 등 주요 국가에 가짜 뉴스는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선거에 임박한 상황에서 ‘경선 포기’ ‘야당 지지’ 등의 가짜 뉴스가 뜨면 손쓸 새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블레츨리 선언 이행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미 행정명령에는 규제 강화 외에 스타트업들의 AI 시장 진입을 돕고 고숙련 전문 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다. AI 시대 도래 자체를 부정할 순 없다는 점에서 위험은 최소화하되 국익을 최대화 하는 행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승자 독식 특성이 큰 AI 분야에서 경제와 안보에 직결된 AI 주권을 서둘러 확보하는 건 중요한 과제다. AI의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란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AI 관련 윤리 규범과 규제 정립의 필요성에 호응함과 동시에 디지털 격차 해소, 혁신 추구를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적극 주창한 것은 그런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