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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친환경·스마트 야드 기술… 새옷 입은 옥포조선소, 다시 날갯짓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지난 27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1독(dock)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중간에 우뚝 솟은 골리앗 크레인에는 옛 대우조선해양 대신 한화오션 기업이미지(CI)가 새겨져 있다. 한화오션 제공

지난 27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올해 5월 대우조선해양에서 새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용접공들이 초대형 선박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길이 530m, 폭 131m에 이르는 제1 독(dock)에서는 4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동시에 건조 중이었다. 900t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높이 103m 골리앗 크레인은 쉴새 없이 선박 제조를 위한 블록과 장비를 옮기고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1독을 포함 7개 독에서 11척의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50년간 옥포조선소로 불린 거제사업장에 다시 힘찬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정인섭 거제사업장장(사장)은 “한국의 조선산업은 수출산업으로도 고용 창출 역할로도 중요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곳엔 약 2만50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추진 동력은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야드 기술이다. 친환경 기술력의 근간은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에서 나온다.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지난 2015년 전 세계 조선소 중 최초로 만들어진 극저온 연구시설이다. LNG 재액화 또는 재기화 시스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연구를 진행한다.

슬로싱은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액체가 출렁이는 현상을 말한다. LNG와 같은 극저온의 화물이나 암모니아와 같이 독성을 함유한 액체가 화물 탱크를 깨뜨리고 유출되면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화오션은 2004년부터 부산대와 슬로싱 현상을 연구했고, 2019년 거제사업장에 센터를 설립했다. 이날 실험실에선 모형 액화LNG탱크와 액화이산화탄소(LCO2)탱크를 이용한 슬로싱 시연 장면을 봤다. 10여m 높이에 우뚝 솟은 장비에 모형 화물창이 좌우로 움직였다.

디지털 생산센터와 스마트 야드 실증센터는 스마트 야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시설이다. 여의도 면적의 1.67배(490만㎡·150만평)에 이르는 거제사업장을 디지털 트윈 기술로 데이터화하고 드론으로 현황 파악을 한다. 조선소 곳곳엔 로봇을 이용한 용접이 이뤄지고 있고 가상현실(VR)을 이용한 도장 훈련도 진행 중이었다. 자체 개발한 탑재론지 용접로봇은 3년 경력의 용접사와 비슷한 실력을 뽐낸다. 대형배관 자동 용접 장치 1대는 이달부터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조선소에는 협동로봇 포함 80여대의 로봇이 도입돼 있다고 한다.

이날 탑승한 초대형 유조선(VLCC)에서도 친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높이 60m, 길이 336m인 VLCC에는 LNG연료탱크를 2개 달아 석유 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였다. 조타실은 항해통신장비, 레이더, 안전장비 등 최신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자지도, 오토파일럿,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설치돼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거제사업장에서 건조하는 모든 선박을 지능형 선박 안전과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거제=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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