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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맹탕 국감 자화자찬한 민주당… 예산국회도 걱정된다

정쟁과 파행 끊이지 않았던 국감
민생보다 상대 흠집내기에 골몰
예산안·민생입법은 머리 맞대길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2023 국감 평가 및 향후 대응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국회에서 1년 중 가장 중요한 농사가 국감이지만 올해 역시 농사는 게을리하고 정쟁만 일삼다 수확철에 덜컥 빈손 신세가 된 격이다. 올 국감에선 첫날부터 8시간이나 개의가 늦춰진 국방위원회를 비롯해 상임위 곳곳에서 손팻말 시위, 고성과 막말, 부실한 자료 제출 등을 이유로 하루가 멀다 하고 회의가 파행됐다. 여야 모두 처음엔 ‘민생 국감’ 운운했지만 지난 대선 가짜뉴스 논란, 야당 대표 영장 기각과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감사원 표적 감사, 전 정부 통계조작 의혹 등 상대 흠집내기용 이슈를 부각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 마음이 죄다 지역구에 가 있다 보니 썰렁한 국감장이 유난히 많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 들어와 지난 3번의 국감보다 올해 국감에서 우리 당 의원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국민 눈높이와 달라도 너무 다른 인식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감 스타’도 나오지 않았고, 이른바 ‘한 방’도 없었음에도 그리 생각한다니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올해 국감이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는 15%, ‘없었다’는 49%로 집계됐고 시민단체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지난 24일 내놓은 올해 국감 성적도 C학점에 그쳤음을 정치권은 유념해야 한다.

국감은 부실했어도 남은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처리와 민생 입법만큼은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지금은 국제 정세 악화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국민 생활 전반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불요불급한 예산을 최대한 줄이고, 가장 긴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여야가 어느 때보다 머리를 바짝 맞대야 한다. 예산안마저 정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또 ‘실세 지역구 예산’이나 ‘밀실 졸속 협상’ ‘쪽지 예산’ 등의 구태의연한 일이 반복돼서도 안 된다. 실세들보다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층 등 한계상황에 내몰리는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예산을 짜야 한다. 예산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처리 기일을 넘겨서도 안 된다. 예산안 처리와 더불어 서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경제 활성화 등과 관련된 민생 입법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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