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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엇박자 내는 이주호 교육부총리

‘자율전공 후 의대 진학’
윤 대통령 질책 후 번복
킬러 문항 이어 또 혼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교육부총리의 정책 혼선이 잦다. 이 부총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학 입학 정원의 30%를 자율전공으로 모집한 뒤 이들에게 의대 진학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가 6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대통령실에서 “정부 내에서 전혀 검토되지 않았으며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필요한 언급으로 혼란을 야기한 교육부를 질책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 부총리는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 부총리의 발언을 선의로 해석하면 전공 고민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 후 전공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이 부총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대학의 자율전공 모집 인원을 30%로 대폭 늘리고 이 학생들이 3학년에 진급할 때 전공을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전공 모집인원을 30%로 확대하는 것도 수험생들의 입시전략에 미치는 파장이 큰 변화다. 서울대의 경우 자율전공 모집 인원은 전체의 10%가 되지 않는다. 모든 대학이 자율전공 모집과정을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이 부총리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전과가 허용되지 않은 의대도 자율전공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또다른 의대 진학 길이 열리는 것이다. 대학 정원의 30%나 되는 자율전공 학생들에게 의대 진학 기회가 주어지면 자율전공은 사실상 의대 준비반으로 전락할 개연성이 높다.

이 부총리의 정책 오류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수능 킬러문항 출제를 배제하라는 지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질책을 받고 교육부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교육과정평가원장을 물러나게 했다. 수능 카르텔도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서야 단속에 나섰다. 수능 출제위원 출신 현직 교사들이 학원들로부터 거액을 받고 문제를 출제해준 관행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이명박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교육 전문가다. 9년 만에 교육수장으로 돌아온 그는 교육 현장과 자주 갈등을 빚고 정책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사범대와 교육대를 폐지하는 대신 임용고시를 면제해주는 교육전문대학원을 도입하기로 했다가 교육계 반발로 철회한 것도 그중 하나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 부총리의 잇단 엇박자 행보는 매우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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