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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 절차 신속히 진행해야

이종석 헌법재판관. 권현구 기자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다음 달 10일 퇴임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에 임명될 때인 2018년 10월 국회 인사청문회 선출안 표결을 200표가 넘는 찬성표로 무난하게 통과했다. 헌재소장은 대법원장 못지 않게 사법부를 이끄는 핵심이다. 국회가 만든 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고, 고위공직자 탄핵을 심판하며, 정당 해산을 결정하는 헌법재판소를 이끌기에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겪는 지금의 사법부를 생각한다면 인사청문 절차는 어느 때보다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 이 후보자 역시 성실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청문회가 파행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조금의 양보도 없는 여야의 정쟁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된 이 후보자는 과거 청문회에서 보수적 판결과 5차례의 위장전입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했다는 소명이 받아들여졌고, 위장전입 역시 마지막 사례가 1993년이어서 법 위반에 대한 사과로 종결된 사안이다. 그렇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학과 동기라는 점만 부각시켜 정쟁의 소재로 삼는 정치권의 공방은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정부의 출세는 대통령의 베프(베스트 프렌드) 순서”라는 논평이 나왔다. 이것이 무조건적 비토 분위기로 이어져 청문 절차와 표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을 검증해 헌재소장으로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후보자가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관례에 따라 11개월 후인 내년 10월 임기를 마치게 된다.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의 임기 만료 전 재판관직을 연임시키거나, 문재인 대통령 때처럼 임기 중 2차례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방안이 벌써 나오고 있다. 두 경우 모두 안정적 헌재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 후보자의 공백을 메울 헌법재판관도 임명해야 한다. 법원에는 대법원장 재지명 및 내년 1월 퇴임하는 대법관 2명의 임명이라는 중요한 절차가 남아 있다.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이 동시에 궐석이 되고,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과 여당은 이런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속히 수습에 나서야 한다. 야당 역시 사법부가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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