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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반인권적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하라

고문·강제노동에 목숨잃기도… 난민 인정 및 인도적 보호 이뤄져야

북한 선교 관계자들이 12일(현지 시간) 미국 달라스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영대 기자

중국이 수감 중인 탈북자를 강제 북송했다는 북한 인권단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통일부가 13일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다음날 북·중 접경지역 구금시설에 수용된 탈북자 600여명을 지린성 훈춘시 등의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끌려가면 온갖 고문과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 이들을 강제 송환한 것은 인권이라는 말을 꺼내기 무색할 정도로 비인간적 처사다. 정치적 핍박과 배고픔의 고통을 참지 못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을 다시 사지에 몰아넣은 것이다.

중국에는 20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구금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1979년 베이징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사무소 설립을 허가했고, 82년과 88년에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 및 고문방지협약에 각각 가입했다. 이 협약에는 난민의 강제 송환 금지가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 난민으로 보호받아야 할 탈북자들을 불법경제이주민이라고 부르며 협약 가입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탈북자 실태조사를 위한 난민고등판무관실의 접근권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러시아에 가까워지는 북한을 달래기 위해 탈북자 검거를 강화하고 강제 북송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유엔 인권이사국이라는 지위를 생각해서라도 이중기준을 적용한 반인권적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도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최근 탈북자 강제 북송이 임박하자 중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우리 정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중국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일이 터지자 김 장관은 국회에서의 질의에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교류·협력보다 정보기능 강화에 주력한다는 윤석열정부 통일부의 기조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반인도적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중국 정부에 더욱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시급하다. 중국의 강제 북송을 저지할 현실적인 방법을 찾기 어려운만큼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국제여론에 호소해야 한다. 중국 공안에 쫓기며 온갖 범죄에 노출된 탈북자들에게 최소한의 신변보호 조치라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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