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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하태경의 도전

남도영 논설위원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지낸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는 주사파의 실체를 밝힌 책 ‘군자산의 약속’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하 의원은 서울대 86학번으로 주사파가 맹위를 떨칠 때 비주사 NL로 학생운동에 깊게 관여했던 사람”이라며 “비록 주사파는 아니었지만, 한때 주사파 동료들과 고락을 같이했던 점을 고려하면 그의 연설 또한 한 시대를 마감하는 연설이었다”고 적었다. 민 대표가 말한 연설은 2013년 9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당시 하 의원이 했던 의사진행발언이다. 하 의원은 당시 “오늘이 민주화 세력의 그늘에서 북한과 협력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지하혁명세력의 그늘이 벗겨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2011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부산(해운대·기장을)에서 당선됐고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국민의힘 소속으로 3선(부산 해운대갑)에 성공했다. 하 의원이 최근 부산을 떠나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의 수도권 출마 배경을 둘러싼 여러 평가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홍 시장과 하 의원은 악연이 깊다. 주로 하 의원이 홍 시장을 저격했다. 하 의원은 지난 5월 홍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자 “팔푼이처럼 왜 자기 집 험담을 늘어놓나”고 했다. 바른정당 시절인 2017년에는 “대한민국 내부의 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종북 피해망상증 환자”라고 비난했다. 홍 시장 지지자들은 하 의원을 이정희 전 통진당 의원에 빗대 ‘하정희’라고도 부른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하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는 설에 대해 “하 의원은 좀 약체”라고 평가절하했다. 영남 지역구 의원이 수도권에 출마하는 것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다만 속사정이 있더라도 하 의원의 선택은 평가받아야 한다. 도전하고 변화하는 정당이 스토리를 만들고, 그런 정당이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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