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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곰삭은 풍미·감칠맛… ‘진짜 밥도둑’

입 안 가득 진한 바다향… 강경젓갈

강경젓갈의 우수성을 알리고 강경의 역사와 젓갈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조성된 배 모양의 강경젓갈전시관.

강경은 젓갈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서해의 싱싱한 새우로 만든 새우젓의 맛이 좋아 포구를 드나드는 상인들의 배에 실려 전국으로 강경젓갈의 이름을 알렸다. 자연스레 강경젓갈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뱃길이 완전히 끊겼지만 여전히 젓갈 유통으로 전국의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읍내에 젓갈집들이 즐비하다. 강경읍 태평리 일대에 100여개의 젓갈상점이 자리하고 있을 정도다. 이곳에서 전국 젓갈 60%가 유통된다.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깊고 풍성하게 ‘곰삭은’ 풍미가 강렬한 식욕으로 다가온다. 젓갈가게 많은 강경이지만 젓갈백반정식을 파는 식당은 흔치 않다.

강경읍내에서 유명한 젓갈백반 맛집에 들어선다. 젓갈백반에는 강경에서 담근 젓갈들이 한 상 가득 차려나온다. 명란젓 새우젓 어리굴젓 낙지젓 갈치속젓 아가미젓 창난젓 가리비젓 황석어젓 꼴뚜기젓 밴댕이젓 토하젓 오징어젓 청어알젓 씨앗젓갈…. 윤기 흐르는 쌀밥과 누룽지, 구수한 된장찌개와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맛보기도 전에 침이 고인다.

전문 식당 ‘경모네젓갈백반’ 상차림.

밥 한술에 젓갈 한 점씩 맛본다. 바다향이 입안을 지배하한다. 진하고 짙은 발효의 감칠맛이 넘실거린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과학적 숙성 방법으로 예전보다 짠맛이 덜하고 고소하다. 짭조름한 맛과 상추의 조화도 기막히다.


씨앗젓갈은 낙지·오징어·청어알을 다져서 해바라기씨앗을 넣고 담근다고 한다.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강경젓갈의 우수성을 알리고 강경의 역사와 젓갈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 강경젓갈전시관이다. 2004년 10월에 4층 규모로 개관했다. 1층은 안내데스크·정보검색코너, 2층은 전시공간, 3층은 제험학습실, 4층은 전망대로 꾸며져 있다. 2층 전시관에는 인간과 소금의 만남, 염장법과 음식문화, 강경젓갈이 있기까지, 세계 최고의 발효식품 강경젓갈 등의 코너가 마련돼 강경젓갈에 대한 상식과 역사를 알 수 있다. 전시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휴무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다.

강경에서는 해마다 이맘때 젓갈축제를 연다.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최상의 미각을 맛볼 수 있는 체험형 축제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열리는 잔치에서는 맛나고 질 좋은 젓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나들이에 쇼핑을 겸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올해 축제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강경읍 금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젓갈미식 100선’ ‘7080 포구 콘서트’ ‘캠핑카·강경호텔 숙박체험’ ‘대형 젓갈·고구마 비빔밥 퍼포먼스’ ‘별빛 노을 피크닉’ ‘강경 하늘 전망대(열기구)’ 등 다채로운 신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가두캠페인이 펼쳐졌다.

백성현 논산시장 인터뷰
“발효의 맛 강경젓갈과 영양 뛰어난 상월고구마의 조화”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3 강경젓갈축제’의 부제는 ‘강경젓갈이 상월고구마와 춤을 추다!’이다. 이에 대해 백성현 논산시장은 “강경젓갈은 세계 발효의 맛을 대표하는 식품이자 소중한 지역의 식문화 자산이며 상월고구마 역시 풍미와 영양이 뛰어난 명품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보다 논산 강경젓갈이 더 유명한 이유는.

“서해와 금강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강경은 평양, 대구와 함께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신선한 생선을 내륙으로 빠르게 옮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강경 젓갈은 맛을 극대화할 최적의 토굴발효를 찾아 200여 년간 지켜온 강경인의 지혜 산물이다. 젓갈 취급 도소매점이 140여 개에 이르고, 전국 유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강경젓갈이 태국으로 수출되기도 했는데.

“시가 추진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으로 가는 활로를 뚫고 있다. 그 결과 태국에 젓갈 10t이 수출됐다. 강경젓갈의 첫 해외수출이다. 이어 8월에는 젓갈뿐 아니라 장류, 기름류, 나물 가공식 등 6차 산업 식품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

-강경 젓갈축제의 취지 및 의의는.

“강경은 200여 년간 우리나라의 대표 젓갈 유통산지로 올해 27번째 강경젓갈축제를 개최한다. 강경젓갈과 50여 년 재배 기술의 상월 명품고구마가 어우러진다. 강경젓갈 특유의 짭조름한 감칠맛과 상월고구마가 지닌 부드럽고 달콤한 맛의 조화를 극대화시킨다.”

-축제의 주요 행사는.

“젓갈 김치담그기 체험, 젓갈 경매, 젓갈과 고구마의 상설 20% 할인 판매행사, 젓갈 미식 100선, 논산 대표 문인 박범신·김홍신 작가가 여는 북(Book) 콘서트, 캠핑카와 근대문화유산에서의 숙박 체험, 열기구 체험 등 50여 종목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000원 강경젓갈비빔밥을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등 바가지요금 근절에도 심혈을 기울여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만들고 있다.”

논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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